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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밥먹기 : 제품의 성패를 가장 빨리 아는 방법

이번 제품 터지게 해주세요…🥲

개밥먹기라는 단어를 들어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브랜드나 제품이 성공할지 미리 알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이를 예측하기 위해서 다양한 방법론을 사용합니다만 그 중에서 가장 간단하고 정확도가 높은 방법은 따로 있습니다. 바로 직원들이 제품을 사용하고 팬이 되는지를 보는 것입니다.

소비재 회사에서는 제품 기획 단계에서 내부 테스트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제품이 출시되기 전, 최종 샘플을 두고 사내 구성원이 직접 소비자의 관점에서 사용해보는 것입니다. 테스트를 통해 제품의 특장점을 소비자 입장에서 체험하고 혹시 더 개선이 필요하지는 않은지 분석해보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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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 출시 전 14,000,605개의 미래를 보는 기획자

여러 소비재 회사를 경험하면서 관찰한 재미있는 현상이 있는데요, 직원들이 제품을 받더라도 잘 사용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것입니다. 심지어 무상으로 제공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죠. 물론 타겟 사용자가 아니라서 그럴 수도 있겠지만 십중팔구는 제품 자체의 매력이 부족한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아무리 내가 기획한 제품이더라도 실제 사용하지 않는다면 고객이 느끼는 불편함에 공감하기는 어렵겠죠. 반대로 내부 구성원이 자발적으로 사용하는 제품은 개선이 필요한 포인트도 빠르게 발견되고 이를 제품에 빠르게 반영할 수 있어 긍정적인 선순환이 일어나기 쉽습니다. 즉, 제품의 성패를 빠르게 예측할 수 있는 방법은 직원이 기꺼이 자사의 제품을 사용하는지, 나아가 돈을 내면서까지 제품을 구매할 의향이 있는지를 보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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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들이 이렇게 나온다면 기대하셔도 좋습니다

개밥먹기란?


소비재와는 조금 다르지만 IT업계에서도 비슷한 개념이 있습니다. 바로 ‘개밥먹기’라는 것인데요, 간단히 설명하자면 직접 제품의 사용자가 되어 써 보는 것을 의미합니다. 사용자가 되어본다는 점에서 기능 테스트와는 다릅니다. 테스트가 각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에러가 발생하지는 않는지 찾는 과정이라고 한다면 개밥먹기는 제품이 사용자 입장에서 어떤 효용을 주는지, 사용하는 과정에서 불편한 것은 없는지 경험하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들의 친구 ChatGPT에게 개밥먹기에 대해 알고 있냐고 물어보니 아래와 같이 설명해 주네요.

네, “Dogfooding”이라는 용어에 대해 알고 있습니다. 이 용어는 “eating your own dog food”라는 표현에서 유래했습니다. 기업의 내부적인 정책이나 문화에서 사용되는 말로, 회사가 자신이 만든 제품이나 서비스를 직접 사용함으로써 그 품질과 기능성을 테스트하고 입증하는 관행을 말합니다. 이를 통해 회사는 제품의 잠재적인 문제점을 실제 사용자의 관점에서 발견하고 개선할 수 있으며, 직원들의 제품에 대한 이해도와 애착을 높일 수 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실제 사용자의 관점이라는 단어가 아닐까 싶습니다. 비록 내가 만든 서비스라 할지라도 공급자의 시각에서 벗어나 냉정하게 소비자의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어야겠죠.

개밥먹기 제품의 성패를 가장 빨리 아는 방법
내가 만든 게 개밥이라니… 잘 생각해보면 무서운 말입니다

개밥먹기의 사례

✅ 리멤버 – 인재검색

해외의 사례도 다양하게 있지만 상대적으로 공감하기 쉬운 국내 사례 몇 가지를 소개해보려 합니다. 먼저 리멤버의 인재검색 서비스 사례입니다. 인재검색이란 구직자가 프로필을 등록하면 인사담당자나 헤드헌터가 편하게 인재를 찾을 수 있는 서비스입니다.

개발이 끝난 후 팀은 개밥먹기를 실행합니다. 다만 실제 고객을 대상으로 채용 프로세스를 진행하는 것은 문제의 소지가 있었습니다. 대신 실제 경험 사례를 따라 한 뒤 그 결과를 실제 제안과 비교해 보는 방법으로 진행했습니다. 결과는 어땠을까요?

개밥먹기 제품의 성패를 가장 빨리 아는 방법 리멤버

결과적으로 팀은 실제 사용자의 입장을 더 선명하게 파악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또한 팀원 모두에게 문제의식이 잘 정렬되는 효과가 있었다고 하네요. 사용자가 느끼는 불편함을 모두가 동일하게 느꼈기 때문에 어떤 태스크가 더 중요한 지 따로 말할 필요가 없었던 것이죠.

✅ 퍼블리 – 위하이어

다음 사례는 퍼블리의 위하이어라는 채용 SaaS입니다. 공교롭게도 리멤버와 같은 채용 도메인 사례인데요, 아무래도 채용이라는 문제에서 자유로운 기업이 없는 만큼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문제이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개밥먹기 제품의 성패를 가장 빨리 아는 방법 위하이어

퍼블리는 위하이어라는 채용 SaaS를 런칭한 뒤 제품을 만든 팀뿐만 아니라 전사 차원에서 개밥먹기를 진행했다고 합니다. 위하이어팀과 채용팀이 함께 협업을 한 것이죠. 채용팀에서 기존에 사용하던 레버나 재즈같은 채용 솔루션에서 위하이어로 갈아탄다면 검증 단계를 돌파한 것으로 간주했다고 해요. 과연 채용팀은 위하이어로 갈아타는 데 성공했을까요?

결과적으로 퍼블리 채용팀은 기존 솔루션의 계약 기간을 마치고 위하이어로 갈아타는데 성공했다고 합니다. 그 뿐만 아니라 위하이어로 갈아타는 과정을 콘텐츠화하여 서비스는 물론이고 채용팀과 기업문화에 대한 홍보까지 챙길 수 있었습니다.

✅ 스퀘어스 – 큐샵

이어지는 사례는 저희 스퀘어스에서 서비스하고 있는 큐샵입니다. 큐샵은 쇼핑몰에 특화된 노코드 웹빌더로 코딩을 잘 모르는 분도 쉽고 예쁘게 웹사이트를 만들 수 있는 솔루션입니다.

웹사이트 에디터를 런칭한 뒤 저희는 실제 웹사이트를 사용자의 입장에서 만들어보기로 합니다. 기능이 잘 작동하는지 테스트가 아닌 진짜 웹사이트를 만드는 개밥먹기를 진행한 것이죠. 단, 그냥 만들기만 하면 너무 심심하잖아요? 저희는 사내에서 천하제일웹사이트제작대회(…)라는 이름의 웹사이트 제작 대회를 개최하기로 합니다. 우승하게 되면 소정의 리워드와 함께 웹사이트 템플릿에 등록될 수 있는 명예까지 얻을 수 있죠.

개밥먹기 제품의 성패를 가장 빨리 아는 방법 천하제일큐샵대회
물론 이런 느낌은 아닙니다만

저희의 개밥먹기는 벌써 7회까지 진행되었습니다. 그리고 수십 개의 웹사이트가 대회를 통해 만들어졌죠. 저희는 이 프로세스를 통해 사용자 관점에서 제품을 다시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단순히 기능이 잘 작동하는지를 넘어 사용하기에 편한지, 머릿속에 있는 것이 자연스럽게 표현되는지 체험한 것이죠. 특히 지원부서에서 적극적으로 참여해주셔서 더 의미가 있었습니다. 보다 실제 사용자의 입장에 가까운 피드백을 얻을 수 있었거든요.

개밥을 먹으며 느낀 점

지식의 저주라는 말이 있습니다. ‘어떤 지식을 얻는 순간 그 것을 모르던 때로 돌아가기 어렵다’는 뜻입니다. 소비재든 소프트웨어든 간에, 제품을 만드는 사람은 아주 사소한 것까지 다 알 수밖에 없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그렇기 때문에 제품에 대한 지식이 없는 소비자의 입장을 이해하기 어렵죠.

이를 극복하기 위해 많은 메이커가 유저 테스트나 FGI와 같은 다양한 방법론을 도입합니다. 그러나 그에 앞서서 제품의 성패를 판단하는 더 쉬운 방법이 있다면, 직원들이 제품을 얼마나 잘 사용하는지를 보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제품의 성패를 예측하고 싶다면 오늘부터 개밥먹기를 시작해 보는 게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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